카를로스 백
어쩐지 친근한 느낌의 형태는 길거리나 낯선 장소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 사이에 자연스러운 대화를 시작할 것만 같습니다. 카를로스 백은 촉감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혹적인 오브제입니다. 그 부드럽고 반짝이는 형태는 거대한 조개껍데기를 연상시킵니다. 이 백은 아티스트 카를로스 페냐피엘(Carlos Peñafiel)과 르메르의 협업으로 탄생했습니다.
카를로스 페냐피엘은 1949년 칠레에서 태어난 독학 아티스트로, 현재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는 1986년 피에르 가르뎅(Pierre Cardin)과 함께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의 초현실주의 회화 붉은 모델(Le Modèle Rouge)에서 영감을 받은 가죽 슈즈를 선보였습니다. 그의 가죽 백과 마스크는 2010년 파리 에로티시즘 박물관(Museum of Eroticism)에 전시되었습니다.
각 백은 프레스와 공기 중 습도에 따라 달라지는 가죽의 반응을 섬세하게 조정해야 하는 장인의 손길로 완성되는 예술 작품입니다. 자석이 삽입된 메탈 프레임은 백의 형태를 유지하고 단단하게 고정합니다. 카를로스 백은 양초의 질감을 연상시키는 투명한 광택을 내기 위해 수작업으로 왁스를 입혀 마감합니다. 독창적이면서도 섬세한 이 과정은 백을 제작하는 장인의 손길과 가죽이 지닌 유기적인 특성을 존중합니다.
페냐피엘은 토스카나 장인들과 긴밀히 협업하여, 가죽만으로 완성되는 유기적 형태를 구현하기 위한 혁신적인 기법을 정교하게 다듬었습니다. 고르지 않은 곡선, 비대칭, 끊긴 선과 같은 원형 레진 몰드의 불규칙한 요소들은 모두 고스란히 재현되었습니다. 가죽은 원형 몰드의 조개 형태가 새겨진 메탈 프레스로 성형됩니다.
사진: 에스텔 하나니아(Est
elle Hanania)